이수한의원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에 대한 소고

By 이수한의원·2014. 3. 12.네이버 원문

구안와사(口眼喎斜)란

눈과 입이 한쪽으로 쏠리고 비뚤어지는 병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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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風)이 혈맥(血脈)에 맞으면 구안와사가 된다.

- 동의보감 풍문 구완와사 -

구안와사가 발생하면 중풍으로 발전하는거 아니냐는 두려움을 갖는 분들이 있다.

답부터 말하자면 '아닙니다' 이다.

동의보감을 비롯한 한의학서적을 살펴보면

'중풍(中風)' 에는 3가지 분류가 있다고 했다.

풍(風)이 혈맥에 적중(中)하는 경우가 가장 가볍고

부(腑)에 적중하는 경우가 중간이고

장(臟)에 적중하는 경우가 가장 심하다.

흔히 생각하는 팔다리를 못쓰게 되는 중풍은 부(腑)에 적중하는 경우이고

팔다리뿐 아니라 의식도 혼미하고 말도 못하게 되는 중풍은 장(臟)에 적중하는 경우이다.

중혈맥, 중부, 중장이 각각 구분이 있으니

그에 따른 치료방법도 다 다르며, 예후도 다 다르다.

중혈맥에 속하는 구안와사가 내 몸에 나타났다 하더라도 팔다리를 못쓰고, 갑자기 혼절하여 쓰러지지는 않는다.

구완와사가 발생했다고 해서 중풍(쓰러지고 반신불수가 되는)이 오는건 아니니까 걱정마시라.

각설하고.

오늘 이 글을 쓰는 건.

최근 구안와사 환자를 보면서 느끼게 된 바에 대해 적고 싶어서이다.

(쓰다보니 글이 길어져버렸다. 바쁘신 분은 끝의 결론만 읽어도 됩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완와사(안면신경마비)에 대한 치료는 침치료와 한약치료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양방에서는 딱히 치료법도 없고, 자연치유율이 높으니 구태여 치료할 필요가 없다라는 주장을 줄기차게 해왔었다.

심지어 '그냥 둬도 70-80%는 낫는 병을 왜 치료하느냐' 며 한의원에서 침구 및 한약치료를 시행하는 것을 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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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앓게 되는 수많은 병들 중 많은 수가 자연치유 되는 병이다. 감기도 7일이면 치료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치료를

하는 이유는 병을 앓는 과정에서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 병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 다른 합병증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리고 병을 앓고 난 후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구안와사 환자의 20~30%는 후유증이 남는다. 눈이 잘 안감기거나, 입이 삐뚤어지는 등 얼굴 모양이 변하는 후유증이다. 간혹 안면신경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호선이 생겨 눈을 깜빡일때마다 입술을 씰룩이게 되는 후유증이 생기기도 한다. 여자분들의 경우 이러한 구안와사 후유증으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구안와사 초기에는 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초기 1주일 정도는 병의 악화가 진행되어 증상이 심해진다-, 이후에는 후유증 없이 이전의 얼굴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치료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그러나 몇 해전부터인가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 초기에 고농도의 스테로이드제제를 단기간 복용하면 병의 경과에 도움을 준다는 견해가

등장하면서 양방(이비인후과 등)에서 안면신경마비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스테로이드제가 안면신경마비를 치료하는건 아니다.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거다. 마치 바이러스질환인 감기에 항생제를 쓰는 것과 비슷하다. 감기가 바이러스성 질환이지만 항생제를 병용하면 더 효과적이더라 해서 쓰듯이)

최근에는 스테로이드제와 함께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안면신경마비는 바이러스가 안면신경을 손상시켜 생기는 마비질환이기 때문)

이 이미지는 속의 약이 구안와사에 쓰이는 약은 아니다.

 - 질병에 대한 최신지견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양의학, 한의학을 구분하기에 앞서 우리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환자'에게 최적의 진단과 치료를 설명하고 권해야 한다고 믿는다. 물론 판단과 선택은 환자의 몫이다. 그래서 구안와사 환자가오면 스테로이드 치료를 병행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한다. (내가 구안와사에 걸린다면 나는 당연히 초기에 단기간 스테로이드 치료를 침치료 및 한약치료와 병행할 것이다. 내 눈과 입이 비뚤어졌는데! 당연히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악화를 막고 최대한의 회복을 이뤄내서 후유증이 없게 만들고 싶은건 당연하지 않은가? 그래서 똑같이 환자들에게도 설명한다.)

 -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는 양의사는 한약을 병용하지 말라고 권고한다고 한다. 그 중 한가지 이유는 고농도 스테로이드를 써야해서 농도조절이 매우 중요한데, 한약재에 스테로이드가 들어있어서 한약을 같이 쓰면 자기네가 스테로이드 농도를 설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다. 뭐, 짐작하겠지만 당연히 말도 안되는 이유다. 그냥 환자가 한약을 먹지 않았으면 하거나, 한의학을 폄훼하기 위한 발언일 뿐이라고 판단된다. 왜냐? 한약재에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지 않다. 흔히 감초에 스테로이드가 들어있다고 주장을 많이 하는데 이는 근거없는 발언이다.(안다. 한의사들 중에도 감초에 스테로이드가 들어있어서 효과가 난다는 무식(?)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 ㅜ.ㅠ) - 내용을 본문에 적기에는 너무 양이 많아질 것 같아서 잘 요약된 포스팅을 링크한다.

http://dowindo.tistory.com/entry/송기훈의-실험실감초는-스테로이드-덩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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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MRI 가 보편화 되면서 brain MRI 검사를 하기 시작한다.

구안와사 중 드물게 중추성 구안와사가 있다는 이유다.

전체 안면신경마비 중 10%이내의 경우에 뇌의 문제가 원인이 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뇌종양이 원인이 되는 경우다.

구안와사가 발생했을 때 임상적 증상을 가지고 중추성(뇌종양 등 뇌의 병변)과 말초성(안면신경마비)을 구분 했었는데,

이제는 MRI로 찍어서 확인을 한다.

(이마 주름의 유무를 가지고 판단을 하곤 한다. 임상증상을 통한 진단이기에 진단오류가 있을 수는 있다)

전해들은 얘기를 재구성해보면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 판단은 되지만 혹시나 뇌에 이상일 수도 있으니 MRI는 찍어봅시다'

가 MRI 진단이 필요한 이유.

불확실성을 배제하기 위한 노력은 인정.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진단과정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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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이 아니고

대략 일주일 정도 입원을 시킨다.

입원해야만 할 집중치료나 특별한 치료가 필요해서가 아니다.

그냥(몇가지 이유가 있긴 하지만 그게 입원을 꼭 해야만 할 이유는 아니기에 그냥이라고 표현하겠다. 글로 적으려니 너무 길어진다.) 입원시키는거다.

20세기에는

한의원에 다니면서 침치료받고, 한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면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치료하던 구안와사가

21세기에는

MRI를 찍고, 근전도 검사를 하고, 입원을 해서 고농도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면서 치료를 해야하는 질환으로 바뀌었다.

(참고. 이전에도 근전도 검사는 하곤 했었다)

진단기술의 발전과 의료기술의 발달, 의학지식의 진화로

같은 병이라 할지라도 이전의 진단, 치료와 지금의 진단, 치료가 변화할 수는 있다고 보지만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라는 질병에 대한

양방의 진단, 치료과정이 오늘날과 같은 방식으로 바뀐 것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다는 말을 하고 싶다.

과잉진료는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이수한의원 · 2014. 3. 12.← 전체 목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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