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한의원 나효석 원장입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두꺼운 옷을 꺼내입고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겨울이니날씨가 추워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추운 겨울이 되면 저는 이 즈음에 출산하신 산모님들이 걱정된답니다.
오늘은 저의 산후풍 경험담과 제가 치료했던 심한 산후풍 환자에 대해서 말씀드려 볼게요.
제가 둘째를 1월에 낳았는데 그해 1월은 몇십 년만의 추위가 기승을 부렸고 둘째를 낳은 날은 영하16도까지 떨어졌던 날이었습니다. 출산하고 퇴원을 하던 날도 엄청 추웠는데 퇴원을 도와줄 가족이 바빠서 혼자서 퇴원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신생아실에서 둘째 아이를 데리고 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출구와 가까운 곳에 앉아있었는데 문이 열리면서 차가운 바람이 들어왔어요. 그때 차가운 바람이 오른쪽 머리로 훅하고 들어오는 느낌이 들면서 머리가 시리기 시작했어요. 다른 곳은 꽁꽁 싸매고 있었는데 머리는 싸매고 있지 않았던 거죠. 저는 그 전에 산후풍으로 고생하던 산모님들을 많이 만났어서 덜컥 겁이 났어요. 실제로 이 날 이후로 한동안 오른쪽 머리가 시리고 두통이 생기기도 했답니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더욱 그랬습니다. 평소에 두통이 한 번도 없던 저였지만 산후풍을 피해갈 수는 없었어요. 다행히 산후조리한약, 산후풍 예방한약을 꾸준히 먹고 아이가 돌 즈음이 되었을 때는 더 이상 두통으로 힘들어하지 않게 되었어요.
그 이후로 겨울에 출산하시는 산모님들께는 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잠시라도 찬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시라고 말씀드린답니다.
이번에는 제가 지금까지 치료했던 환자분들 중에 제일 심했던 산후풍 환자분에 대해서도 말씀드릴게요. 벌써 15년전에 제가 치료했던 환자분인데 그 분은 7월에 저한테 진료를 받으러 오셨어요. 근데 그 더운 여름에 두꺼운 양말을 신고 오셨더라구요. 에어컨 바람을 쐬거나 찬바닥을 맨발로 딛으면 발이 너무 시리고 심하면 아프기까지 하다고 하셨어요. 그 분의 말씀을 들어보니 겨울에 출산을 하셨고 출산 이후에 아픈 곳 없이 괜찮으셨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산후조리를 할 때 많이 조심을 하지 않게 되었고 추운 날 지인을 배웅한다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잠깐 밖에 나갔다고 합니다. 그때 찬바람이 발등에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때부터 발이 심하게 시리고 아프기 시작했다고 해요. 처음에는 곧 괜찮아지겠지, 날이 따뜻해지면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치료를 미루고 있다가 봄이 되어도 증상이 심해서 그때서야 치료를 하게 되었다고 했어요. 다른 한의원에서 한약도 먹고 침치료도 받아봤지만 증상은 여전히 심해서 여름인데도 두꺼운 겨울 양말을 신고 계셨고 직장에서는 털 슬리퍼를 신으신다고 했습니다. 그 분은 평생 이렇게 살아야하면 어떡하냐고 많이 힘들어 하셨어요. 젊고 건강하다고 산후조리에 신경을 쓰지 않는게 너무 후회가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다행히 3달 동안 한약복용과 침치료를 하시고 증상이 많이 개선되셔서 늦가을 쯤에는 직장에서 더 이상 털 슬리퍼를 안 신으실 정도로 호전되셨습니다. 그 과정이 지루하고 많이 힘드셨지만 꼭 나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치료에 임해주셨던 것이 인상깊은 환자분이셨어요.
그렇다면 산모님들을 이렇게 힘들게 하는 산후풍은 왜 생기는 걸까요?
양의학에서는 산후풍은 원활한 분만을 위해 골반을 부드럽게 해 주는 릴렉신 호르몬의 영향으로 전신의 관절과 인대가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무리한 힘을 쓰는 경우에 통증이 생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출산 후 기혈허약(氣血虛弱)과 어혈(瘀血)로 인해 몸 전체의 기혈 순환이 떨어지고 경락이 약해진 상태가 되어 한기(寒氣)가 들어왔을 때 이겨내지 못하고 통증이나 시림, 저린 증상이 생긴다고 봅니다. 주로 산후 100일 정도까지가 제일 산후풍에 취약하지만 출산시 기혈소모가 심했거나 어혈치료가 되지 않은 경우에는 산후 100일 이후에도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수한의원의 산후풍 예방 프로그램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어혈을 제거하는 단계입니다.
임신 중에는 뱃속의 태아로 인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출산 시에는 출혈로 응어리진 혈액 찌꺼기가 모체의 혈액 순환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어혈은 다른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산후에는 먼저 어혈을 풀어주는 한약을 복용합니다. 어혈이 풀어지고 혈행이 좋아지면 출산 후 하복부의 통증이 개선되고 자궁의 수축도 잘 됩니다. 또한 기혈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산후풍의 예방에 도움됩니다.
두 번째는 산후 기혈부족을 보강하는 단계입니다.
태아는 엄마 몸 속에서 엄마의 기혈을 받으며 자랍니다. 더욱이 산모는 출산 시 많은 기력을 소모하게 됩니다. 건강했던 산모의 경우 출산 직후에는 크게 불편한 증상이 없다가 이후에 수유를 하고 육아를 하면서 기혈부족으로 인해 여러가지 힘든 증상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평소 몸이 허약했던 산모나 두 번 이상 출산을 하는 산모의 경우에는 기혈순환이 약해져 한기에 상하기 쉽고 팔목, 허리, 무릎, 어깨 등 관절의 통증, 시림, 저림 증상을 호소합니다. 이러한 증상을 흔히 산후풍이라 부릅니다.
산후풍은 한번 걸리면 쉽게 낫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것은 예방이며 산후풍 증상이 생겼을 때는 바로 치료를 해 줘야합니다. 산후풍 증상이 생긴지 오래 될수록 치료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산후 보강을 제대로, 충분히 해서 여성으로서, 어머니로서 평생 건강하고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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