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과학적 근거 부족" 지적…인천시한의사회 "한방 역할 일깨우는게 목적"
대한한의사협회가 최근 2억원을 들여 한의약 난임치료 사업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내고 "난임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내놓자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잇달아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한약에 대한 정확한 성분 분석 없이 그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인천시한의사회는 지난 19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4~6월 3개월 동안 79명을 대상으로 한의약 난임치료사업을 실시한 결과 13.9%인 11명이 임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참여자들은 평균 36,23(±3.83)세로, 이 중 인공수정을 시도하지 않은 사람은 22명, 1회 시도한 사람은 13명(16.5%), 2회 15명(19%), 3회 19명(24.1%), 4회 7명(8.9%), 5회 2명(2,5), 6회 1명(1,3%)이었다.
또 체외수정을 시도한 사람은 1회 10명(12.7%), 2회 11명(13.9%), 3회 11명(13.9%), 4회 5명(6.3%), 5회 2명(2.5%), 7회 1명(1.3%), 10회 1명(1.3%),
체외수정을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사람은 38명(48.1%)이엇다.
인천시한의사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인천시 내 보건소의 협조를 받아 혈액검사 및 월경 및 증상 설문지를 작성케 하고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난임치료 지정 한의원에서 3개월에 걸쳐 한약 및 침구치료를 받도록 했다.

한약 처방은 각 한의원별로 달리했는데, 처방빈도별로 보면 사물탕이 5회, 조경종옥탕·육미지황탕·회임오적방·보자궁방이 각각 3회, 향사양위탕·소건중탕이 각 2회, 십전대보탕·보허탕·도체탕·오적산·열다한소탕·통경탕·시호가용골모려탕이 각각 1회였다.
이와 관련해 한의사회는 "한방치료가 임신전 월경통의 VAS(주관적 통증 척도, Visual Analogue Scale) 평균수치를 42.21에서 치료 후 30.74로 낮춰 월경통에 효과적이었다"면서 "간기능검사, 혈중지질검사, 신기능 및 혈당검사 등을 확인한 결과에서도 안정성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한의약 난임사업 추진을 위한 객관적인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의계가 저출산 극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산부인과학회와 의사회에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대한산부인과학회 신정호 사무총장(고대 구로병원 산부인과)은 "과학적 근거를 세우려면 처방을 하지 않은 무작위 비교 대조군이 필요한데 이번 시험은 그렇지 못했다"며 "과학적인 시도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이번 조사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과학적인 연구 디자인을 만들고 성분 등을 밝히는 투명한 연구를 진행한다며 좀 더 객관적인 설득이 가능해지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소라 회원(장스여성병원 과장)은 "한약을 먹고 혈액순환 개선의 도움을 받는 등의 효과로 임신이 된다고 볼수도 있지만 병원을 찾은 환자를 보면 한약을 먹고 오히려 난소기능이 많이 망가진 경우도 있다"며 "100% 한약을 먹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굳이 조언을 하자면 양약과 겹치게 먹지는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한의사회 임치유 회장은 "사실 이번 사업은 보고서 형식 수준이고 논문 준비는 따로 진행하고 있다"며 "대상 자체가 수회 이상 인공수정에 실패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굳이 비교군을 두지 않아도 유의미한 성과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해 남자까지 대상을 늘려 조사를 벌일 생각이다. 대학병원에서 진행했더라면 더 효과적이었겠지만 이번엔 시 차원에서 방목된 상태에서 진행해 아쉬운 점이 있다"며 "이번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서 표장도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시한의사회 황병천 부회장(난임치료 담당)은 "(임상)시험을 목적으로 진행했다면 대조군을 비교했겠지만 (연구) 시작 자체가 난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었지 연구 성과를 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다"며 "과거 불임치료에 대한 한방의 역할을 일깨워 주는 것이 목적이 있었다. 앞으로 한방과 양방간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서 연구가 지속된다면 더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환기자 kjh1010@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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