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을 좋아하지만, 애들이 어려서 가질 못합니다.
주말에 혼자서만 산에 가는 것도 눈치보이고, 애들 데리고 가기엔 애들이 아직 어려보이네요.
그래서 애들을 조금씩 훈련시키기로 합니다.
얼마전에는 서울 서초구의 청계산을, 그 전에는 강화도 고려산을 데리고 갔었습니다.
청계산, 고려산 모두 완만하고 등산로도 짧아서 애들이 가기에 어렵지 않죠.
그러나 저는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서울이라면 관악산, 북한산, 도봉산 정도는 다녀와야 '아~ 재밌었다' 할만하죠.
그래서 조금 험하고 조금 높은 산을 훈련시키기로 하고, 주말을 이용하여 설악산을 갑니다.
처음부터 4시간 이상의 산행은 '다시는 산에 안가!' 라는 말이 나오는 역효과가 나올 수 있으니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로 한거죠.
케이블카 + 험한 정상.
설악산에 가기 전에 양양군 남애항 근처에서 일출을 봅니다.
1월 1일은 아니지만,
2016년에 처음보는 일출이니 소원도 빌어봅니다
'~~~'
설악산에 도착해서 식사를 한 후,
케이블카 탈거라고 말해줬습니다.
케이블카 탄다는 말에 앞으로 어떤 험난한 일정이 있을지는 상상도 못한 채
마냥 즐거워하며 따라옵니다.
높고 험산 설악산, 저 멀리 동해바다.
케이블카는 우리를 권금성으로 안내합니다.
안내방송에서 '권금성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권씨와 김씨가 성을 쌓아서 이름지어졌다~~'와 비슷한 내용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얼음과 낙엽과 계단을 지나 권금성에 도착합니다.
저는 애 둘을 챙기느라 솔직히 정신없었습니다.
'뛰지마라~'
'내 손 꼭 잡아라!'
'낙엽 밟으면 미끄러우니 조심해라'
'얼음 피해라'
등등...
와이프가 산행을 싫어하진 않지만 좀 무서워 하기때문에
제가 가족 모두를 인솔하고 신경쓰고 해야합니다.
이 사진을 보니 배경에 보이는 돌덩어리들이 성을 쌓을 때 쓰였던 건가보다... 생각해봅니다.

배경의 나무가 곧게 자라다가 어느 높이에서부터 옆으로 자랍니다.
바람이... 와~
말도 못하게 불어댑니다.
몸을 숙이면 괜찮고 똑바로 서면 바람이 얼굴을 강타합니다.
더 정신이 없어집니다.
권씨와 김씨 가문은 왜 이렇게 험한 봉우리 위해 성을 쌓았던 것일까요...
(얼핏.. 안내방송에서 몽고를 언급했던 것 같기도 하네요)
바람 불고, 경사 심하고..
둘째가 힘들어라합니다만.
가장 먼저 앞장서서 올라갑니다.
용감합니다.

저 곳이 출입금지 팻말이 있는 곳 옆쪽입니다.
제일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곳이죠.
경사진 곳을 무서워하는 와이프도 겁내하면서도 어렵사리 끝까지 함께했네요.

내려와서 잘했다고 아이스크림 사줬습니다.
딸아이가 말합니다.
"내년에도 꼭! 다시 와야해!"
아들녀석이 말합니다.
"설악산 올라갔으니까, 다음 도전은 치악산으로 하자!"
(산 이름에 '악'자가 들어가면 험한 산이란 뜻임을 알고 있습니다)
...
음.
아빠의 작전은 성공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제 애들을 산에 데리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전에 안전한 산행을 위한 등산 채비를 좀 마련해야겠네요.



